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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마더 | 2009 | 봉준호영화/영화 소개 2022. 12. 30. 00:38반응형
-별점: ★★★★★(5.0개/5.0개)
-정보
분류: 영화 | 제목: 마더 | 개봉연도: 2009년 | 감독: 봉준호 | 언어: 한국어 | 상영 시간: 128분 | 국내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화면 색상: 컬러
-예고편Mother-Official Trailer -해설
*본 해설은 영화의 스포일러(Spoiler: 영화 등을 아직 보지 않은 사람에게 주요 내용, 특히 결말을 미리 알려서 보는 재미를 크게 떨어뜨리는 사람 또는 그런 내용의 말이나 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1. 개요
“마더”는 봉준호(1969. 9. 14.~)가 감독·공동 각본·원안을 맡은 2009년도 스릴러 영화입니다.
2. 감독 소개
봉준호는 대한민국의 영화감독, 각본가 및 영화 제작자입니다. 그는 “기생충(Parasite)”(2019)으로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의 칸 영화제(Festival de Cannes) 황금종려상(Palme d'Or) 수상자이자,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교수였던 아버지 봉상균(1932. 9. 10.~2017. 4. 15.)과 전업주부인 어머니 박소영 사이의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소설가, 시인 및 문학평론가인 박태원(1909. 1. 17.~1986. 7. 10.)으로 대표작으로는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8)과 “천변풍경”(1938) 등이 있습니다. 봉준호는 경상북도 대구시 남구 봉덕동(현 대구광역시 남구 봉덕동)에서 태어나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3학년 때 서울로 이주했습니다. 1988년에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한 그는 대학시절 학생 운동에 참여하였고, 제대 후 한겨레신문 문화센터에서 개설한 영화 관련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는 교내에서 ‘노란문’이라는 영화 동아리를 만들어 첫 단편 영화 “백색인”(1993)을 연출하였고, 영화진흥위원회(약칭 영진위, KOFIC: Korean Film Council) 산하 한국영화아카데미에 11기생으로 입학해 여러 단편 영화를 연출하며 2년간의 과정을 마쳤습니다. 그는 1995년에 대학교를 졸업하였고, 대학 시절 영화 동아리에서 만난 정선영(1966.~)과 같은 해에 결혼하였습니다. 졸업 후 5년간 다른 감독들의 영화에 각본가 또는 조감독으로 참여한 그는 2000년 작인 “플란다스의 개”의 연출과 공동 각본을 맡으며 감독으로서 장편 영화에 데뷔하였습니다.
이후의 영화 작품 목록을 살펴보면 감독·공동 각본·원안을 맡은 “살인의 추억”(2003), 감독·공동 각본을 맡은 “괴물”(2006), 감독·공동 각본·원안을 맡은 “마더”(2009)와 “설국열차(영어 원제는 Snowpiercer)”(2013), 감독·공동 각본·원안·공동 제작을 맡은 “옥자(영어 원제는 Okja)”(2017)와 “기생충(Parasite)”(2019)이 있습니다. 현재 그는 2024년에 개봉 예정인 “미키17(영어 원제는 Mickey 17)”의 감독, 각본 및 공동 제작을 맡아 촬영 중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장편 영화들이 비평가와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온 봉준호 감독은 탄탄한 구성과 줄거리, 예리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코미디와 한국적인 정서를 잘 표현해 내는 연출을 특징으로 합니다.
3. 줄거리
아무도 없는 갈대밭에서 마더{김혜자 분(扮)}가 멀리서 걸어와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춤을 추면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기도 하는데 표정이 웃는 건지 우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화면이 바뀌면서 갈대밭에 우두커니 서 있는 그녀가 왼손을 잠겨진 외투 단추 사이에 집어넣습니다.
어느 동네의 오래된 조그만 약재상 안에서 마더가 약재를 작두로 자르고 있습니다. 그녀는 작두질을 하면서도 열린 문 틈으로 좁은 차도 맞은편에서 개와 놀고 있는 아들 도준(원빈 분)을 불안한 듯 바라보고 있습니다. 갑자기 검은색 벤츠 차량이 나타나 사이드 미러(Side Mirror)로 도준을 치고 지나가고, 같이 있던 도준의 친구 진태는 뺑소니라고 소리칩니다. 이를 보고 놀란 마더가 황급히 도준에게로 뛰어가 도준의 옷에 묻은 피를 보지만, 실은 작두질을 하던 그녀가 좀 전의 장면을 보고 놀라 실수로 손가락을 베어 그 피가 아들의 옷에 묻은 것이었습니다. 진태는 도준과 함께 택시를 타고 뒤를 쫓아 골프장에 도착합니다. 지적 장애가 있는 도준은 차량의 색상을 흰색으로 기억하고 차량 번호도 헷갈리지만, 진태가 이를 바로 잡고서 도준을 친 차량을 찾아냅니다. 진태는 한쪽 사이드 미러를 발로 부수지만, 도준은 반대쪽 사이드 미러를 부수지 못하고 넘어집니다. 두 사람은 골프장 안으로 몰래 들어오고, 도준은 워터 해저드(Water Hazard)에서 골프공을 줍습니다. 카트(Cart)를 타고 이동하는 차량 탑승자를 찾아낸 그들은 다툼을 벌이고, 진태가 골프채 하나를 카트에 있는 골프채 가방에서 꺼내어 휘두르다 워터 해저드에 빠뜨립니다.
양쪽은 경찰서로 가서 형사 제문(윤제문 분)의 중재로 폭행건과 뺑소니건을 합의하지만, 한 쪽 당사자인 교수는 차의 사이드 미러 배상을 요구합니다. 도준이 아무것도 모른 채 주워 온 골프공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있는 사이 진태는 자신이 한 짓을 도준에게로 돌리고, 기억을 잘 떠올리지 못하는 그는 이를 수긍합니다. 그 과정에서 교수 측 한 사람이 도준에게 바보라고 하자 도준은 그에게 덤벼들어 소란을 일으킵니다.
집에 돌아와 마더와 식사를 하던 도준은 사이드 미러 값을 물어줘야 한다고 얘기를 꺼내자, 그녀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합니다. 그녀는 아들에게 여자 친구가 있는지 물어보며 화제를 돌리고, 도준은 여자를 사귀고 싶어 하는 마음을 표현하며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일어섭니다. 마더는 밖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벽에 소변을 보는 아들에게 약재 달인 물을 바가지 채로 먹여주고, 버스가 도착하자 그는 다 마시지 못하고 차에 탑니다. 홀로 남겨진 그녀는 아들이 소변을 본 흔적을 지웁니다. 마더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웃 사진관의 미선(전미선 분)에게 침을 놔주며 안 아프게 놓고 돈도 안 받을 테니 돈을 좀 빌려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마더는 이자 대신 그녀에게 애가 잘 들어서는 약도 해주겠다고 합니다.
한편 도준은 ‘맨하탄’이라는 허름한 술집에서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십니다. 여주인은 도준으로부터 진태도 이곳으로 올 것이라는 얘기를 듣지만, 막상 진태는 그 시각에 골프장에 몰래 들어가 워터 해저드에 빠트린 골프채를 찾아내 한 번 휘둘러 봅니다. 술집 영업시간이 끝나자 여주인은 술에 취해 테이블에서 자고 있던 도준을 깨우고, 그는 마침 가게로 들어온 여주인의 딸인 재수생 미나(천우희 분)와 안부 인사를 나누며 추근댑니다. 혼자 술집에서 나오게 된 도준은 술 값으로 내려다 거절당한 골프공을 멀리 던진 후 어두운 골목길을 걷습니다. 그는 앞서 걷고 있는 교복 입은 여학생을 발견하고, 여학생은 도준을 의식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좁은 골목의 주택가에 들어선 술에 취한 도준은 여학생에게 말을 건네며 추근대다 남자가 싫냐는 얘기를 하게 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좁은 틈으로 들어간 여학생은 잠시 뒤 큰 돌덩어리를 그에게 던집니다. 바로 발 앞에 떨어진 돌을 본 도준은 계단을 올라 자리를 피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그 여학생은 도준과 다투던 골목길 옆 옥상 난간에 걸쳐진 모습으로 죽은 채 발견됩니다. 사인은 두개골 골절로 막내 형사(송새벽 분)가 건넨 음료를 마시면서 반장(김병순 분)과 제문 형사는 시체의 이상한 위치와 자세에 의문을 가집니다. 역시 약재상 문틈으로 도준을 지켜보던 마더는 어린 남학생 시절부터 알고 있는 제문 형사가 도준을 차에 태워 데려가는 것을 보고 달려 나와 뒤쫓고, 그 모습을 보며 운전하던 막내 형사는 옆에서 오던 차와 충돌에 길가에 멈추게 됩니다. 사고 현장에 사람들이 모이고, 마더가 달려와 차창으로 아들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도준은 엄마에게 수갑이 채워진 양손을 보여줍니다. 도준은 여학생을 살해한 용의자로 체포되었습니다. 그날 밤 그가 여학생을 뒤쫓은 것을 본 목격자가 있었고, 특히 여학생의 시신 옆에 그의 이름이 적힌 골프공이 발견되었습니다. 막내 형사는 밀실에서 도준에게 세팍타크로 시범을 보이며 미리 겁을 주고, 이어 도착한 반장과 제문 형사는 그를 추궁하기 시작합니다. 제문 형사는 그에게 서류 뭉치를 건네며 읽어보고 지장을 찍으라고 하지만, 독해 능력이 부족한 그는 그냥 지장을 찍습니다. 사망한 여학생의 이름은 문아정(문희라 분)으로 치매가 있어 항상 막걸리 통을 들고 다니는 할머니와 같이 살고 있었습니다. 비 오는 날 마더는 출근하는 제문 형사의 차 뒷 좌석에 무작정 타고는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그에게서 이미 조사가 끝났다는 말만 듣습니다. 마더는 살인 사건이 일어난 날 도준이 약속 장소에서 만나려 했던 진태를 범인으로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휴대폰으로 연락을 취해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자 그녀는 직접 진태의 집으로 찾아갑니다. 한적한 곳에 위치한 그 집의 열린 문으로 들어간 그녀는 집 안을 수색하다 커튼처럼 천으로 가려진 옷장에서 피로 보이는 흔적이 남은 골프채를 발견합니다. 그 순간 밖에서 나는 인기척에 그녀는 옷장 속에 숨습니다. 진태와 미나는 집 안으로 들어와 성관계를 갖고, 마더는 옷장틈으로 그 장면을 보게 됩니다. 이후 두 사람이 잠들자 몰래 집을 빠져나온 그녀는 경찰서에 골프채를 증거로 제출하고, 결국 진태가 경찰서에 끌려오지만, 피로 보였던 흔적은 미나의 립스틱 자국이었음이 밝혀집니다. 그녀는 허무한 마음으로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오던 중 지나가는 고물상 아저씨의 리어카에서 허름한 우산을 꺼내 2천 원을 지불하자, 아저씨는 1천 원만 받고 가던 길을 계속 향합니다. 그날 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진태가 상의를 벗은 채 방에서 인터넷 고스톱을 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진태는 니가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냐며 분노 섞인 섭섭함을 드러냅니다. 그가 그녀에게 위자료로 500만 원을 내놓으라고 하자, 그녀는 모자라지만 어렵게 마련한 돈을 건넵니다. 그는 나머지 돈은 문자로 보내는 계좌로 입금하라면서 나가기 전 그녀에게 도준의 일에 대한 위로를 건네며, 시체가 발견된 옥상은 온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곳으로서 이는 마치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는 조언을 합니다.
마더는 이미 군에서 제일 잘 나가는 공석호(여무영 분) 변호사에게도 사건을 의뢰했지만, 그는 도준이 지적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진실을 밝힐 생각을 접습니다. 변호사는 술집 여자를 불러 동창들과 술을 마시는 곳에 그녀를 데려와 아들을 심신 미약으로 병원에서 4년간 치료감호형을 보내자는 제안을 건네지만, 그녀는 이를 거절하고 이제부터는 자신이 직접 진실을 찾아 범인을 붙잡아 아들을 구해내기로 다짐합니다. 어느 날 도준은 면회를 온 마더에게 그녀가 알려준 기억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관자놀이 지압법을 통해 5살 때 마더가 자신을 죽이기 위해 농약을 탄 박카스를 먹이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음을 얘기합니다. 그녀는 그 당시 사는 게 힘들어서 동반 자살을 하려고 했고, 자신이 먼저 마시고 죽게 되면 아이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없기에, 아들에게 먼저 먹이고 나서 자신이 마실 생각이었습니다. 마더는 면회실 유리창의 구멍을 통해 도준에게 기억을 잊는데 도움이 되는 침을 허벅지에 놔주겠다고 하지만, 그는 또 자신을 죽이려고 그런다고 말하고는 마더가 앞으로 면회를 와도 만나지 않겠다고 합니다. 돌아온 그녀는 미선에게 이 일에 대해 하소연을 하면서 그때 자신이 마음이 약해 약한 농약을 넣었고 둘 다 죽지도 못하고 고생만 했다는 얘기와 도준이 지적 장애를 가지게 된 것이 바로 그 일 때문이라는 얘기를 꺼냅니다. 그리고 대화 도중 미선은 자신의 사진관에 찾아왔던 피해자 문아정을 기억해 냅니다. 당시 아정은 얼굴에 흉터가 있는 친구(이미도 분)와 함께 와, 미선이 감쪽같이 흉터를 지워 인화한 사진을 보고서 감탄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선은 아정이 휴대폰에 있는 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지 자신에게 묻더니 갑자기 코피를 흘렸으며, 결국엔 인화하지 않고 돌아갔다고 마더에게 알려줍니다.
마더는 방문 침술을 다니거나 동네 아이들을 통해 정보를 얻으면서 피해자의 별명이 ‘쌀떡소녀’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학교 앞에서 기다리며 피해자와 사진관에 함께 왔던 친구를 발견해 접근합니다. 마더는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그녀에게 휴대폰 사진 촬영 시 무음으로 할 수 있는 개조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의 휴대폰도 개조를 부탁하며 카페로 데려가 그 기회에 문아정에 대해 물어봅니다. 그때 남학생 2명이 카페 창가에서 어슬렁거리고, 피해자의 친구는 마더에게 근처에서 생리대를 사 와줄 것을 부탁합니다. 마더가 얼른 사 가지고 오자 개조하던 자신의 휴대폰만 남은 채 피해자의 친구는 이미 사라졌고, 결국 골목길에서 아까 그 남학생 2명에게 위협당하고 있는 그녀를 발견합니다. 마더는 기지를 발휘해 두 남학생을 쫓아내고, 그녀로부터 돈과 함께 부탁을 받은 진태는 폐장한 놀이공원에서 본드를 마시고 있던 두 남학생을 폭행한 뒤 그들에게서 문아정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아냅니다. 사실 아정은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원조교제를 하던 학생이었습니다. 속된 의미로 돈 대신 쌀을 받고도 성관계를 해준다는 의미에서 ‘쌀떡소녀’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었습니다. 아정은 개조한 무음 휴대폰 카메라로 자신과 원조교제를 했던 남자들의 사진을 모두 찍어 놓았습니다. 아정은 모든 걸 잊고 싶은지 휴대폰을 아예 버리고자 했고, 막걸리로 바꾸면 몇 병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했습니다. 마더는 휴대폰 사진에 찍힌 인물 중에 아정을 살해한 진범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막걸리 얘기에 아정이의 치매 걸린 할머니를 떠올려 휴대폰을 찾기 위해 그녀의 집으로 갑니다. 마더는 아정이가 휴대폰을 가져오라고 했다면서 할머니(김진구 분)를 속여 쌀을 담아둔 곳에 숨겨놨던 휴대폰을 마침내 건네받습니다.
한편 도준은 살인 사건이 발생한 근처 폐가 안에 있던 할아버지의 얼굴을 창문 틈으로 본 것을 기억해 냅니다. 면회를 간 마더는 도준에게 혹시 살인 현장에서 본 사람이 있는지 교도관 몰래 휴대폰 사진을 보여주자, 그는 그날 폐가에 있던 남자를 지목하고 그녀는 그 남자를 찾아갑니다. 그 남자는 바로 그녀가 전에 길에서 우연히 마주쳐 허름한 우산을 구매했던 고물상 아저씨였습니다. 그녀는 고물상을 찾아가 무료로 침을 놔주는 봉사를 왔다고 속이고는 고물상 아저씨(이영석 분)와 대화를 나눕니다. 그 아저씨는 며칠 전에 못 볼 걸 봐서 그런지 가슴 쪽이 좋지 않다고 말하며 여학생이 살해된 그 날 있었던 일을 얘기해줍니다. 그는 그 날 밤 한 폐가 안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더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그는 문아정과 성관계를 위해 쌀을 가지고 돗자리를 펴 놓은 채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흐릿한 창문을 통해 한 남성이 아정이를 뒤따라 온 것을 보았고, 그 때 도준도 창문의 틈을 통해 그 할아버지를 보았던 것입니다. 그는 도준이 아정에게 남자가 싫냐고 말하자 아정이 큰 돌덩어리를 도준에게 던진 것을 보았고, 그녀는 도준에게 자신은 남자가 싫다며 함부로 말하지 말라면서 “이 바보 같은 새끼야."라고 말한 것을 들었습니다. “바보”라는 말에 또 다시 흥분한 도준은 그 돌을 들어 그녀에게 던졌고, 그녀는 머리를 맞아 사망했습니다. 도준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여 안절부절하다 그녀의 다리를 잡아 끌고서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고물상 아저씨의 말을 듣고 진실을 마주하게 된 마더는 이를 애써 부정하며 도준이 곧 풀려난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하고, 아저씨는 현장 검증 때 본 그 남자가 범인이 맞다면서 진범을 풀어주면 어떡하냐며 신고를 위해 경찰서에 전화를 걸려고 합니다. 도준이 사람을 살해한 장면을 목격한 유일한 목격자가 경찰서에 전화를 하려 하자, 순간 당황한 그녀는 그 곳에 있던 파이프 렌치를 집어 들어 전화를 하러 가는 그의 뒤통수를 가격하고, “아니야”를 연신 외치며 쓰러진 그의 뒤통수를 계속 내려칩니다. 겨우 행동을 멈춘 그녀의 얼굴에는 피가 튀어 있고, 그의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가 바닥의 모래와 섞이며 흥건히 고이자 그때서야 정신을 차리고 비명을 지릅니다. 도준의 엄마인 자신도 이 순간에 엄마를 부르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녀는 불을 붙인 신문으로 고물상 곳곳에 불을 지른 뒤, 검은 연기가 나는 건물을 빠져나와, 나무가 빽빽히 있는 산을 헤매다 잠시 나무 아래에 앉습니다. 산에서 나와 갈대밭으로 온 그녀는 무엇에 홀린 듯 춤을 추고 자신의 두 손을 바라봅니다. 이 장면이 바로 영화의 첫 시작 장면으로서, 시작 장면과는 화면을 비추는 카메라의 각도와 마더의 행동에서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이후 약재상에서 작두로 약재를 자르던 마더에게 제문 형사가 찾아와 진범이 잡혔음을 알려줍니다. 그녀는 차 뒷좌석에 앉아 제문 형사와 막내 형사의 설명을 듣습니다. 범인은 종팔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성으로 멀리 도망갔다가 문아정의 피가 묻은 옷과 함께 발견되었습니다. 종팔은 문아정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그녀가 흘린 코피가 옷에 묻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믿지 않았고, 도준의 이름이 적힌 골프공보다 문아정의 피가 더욱 강력한 증거이기에 종팔이 범인이 확실하다고 설명해 줍니다. 그녀는 종팔이를 만나보고 싶다고 요청했고, 두 형사는 그녀를 데리고 면회를 갑니다. 유리벽 건너로 한 남성이 다가와 자리에 앉고, 그녀는 종팔이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도 지적장애인인 것을 알게 됩니다. 그녀는 그에게 부모님이 계시냐고 묻자 그는 없다는 표시로 고개를 가로 흔듭니다. 그녀는 그에 대한 죄책감에 고개를 숙여 눈물을 흘리고, 그는 울지 말라고 합니다.
도준이 감옥을 나오자 새로 산 자가용을 운전해 마중 나온 진태와 미나는 두부로 만든 케이크로 그를 축하해 줍니다. 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도준은 불에 타 허물어진 고물상을 보게 되고, 세 사람은 차에서 내려 잠시 폐허를 살펴봅니다. 집으로 돌아온 도준은 마더와 식사를 하던 중 범인이 왜 그 여학생의 시체를 옥상 난간에 걸쳐 놓았는지에 대해 궁금한 듯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는 아마도 그 옥상은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는 곳이기에 누구라도 여학생을 발견해 병원에 데려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한 것 같다고 말합니다.
마더가 관광버스를 타고 놀러 가는 날, 배웅을 나온 도준은 버스 터미널에서 마더에게 정신없이 이런 걸 흘리고 다니면 어떡하냐며 감옥에서 나온 날 불타버린 고물상에서 주운 불에 그을린 침통을 건네줍니다. 그녀는 침통을 받아 들고는 복잡한 심경을 한 표정으로 아들을 뒤로하고 대합실을 빠져나와 탑승할 버스를 찾습니다. 달리는 관광버스 안에서 다른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지만 그녀만 혼자 창 밖을 보며 좌석에 앉아있습니다. 잠시 뒤 아들에게서 건네받은 침통에서 침을 꺼내 허벅지 안쪽에 기억을 잊게 해주는 침을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춥니다. 햇빛에 비친 실루엣만 보인 채 마더가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몸부림에 가까운 몸짓으로 춤을 추는 장면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4. 평가
“마더”는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2009년에 열린 제62회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Un certain regard) 부문에 초청되었으며, 2010년에 열린 제36회 로스앤젤레스 영화 비평가 협회 시상식(Los Angeles Film Critics Association Awards)에서 여우주연상{마더 역(役)의 김혜자}을 수상하였고, 외국어 영화상 2위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2011년에 열린 제37회 새턴 시상식{Saturn Awards: 1973년부터 수여된 미국의 영화상으로 SF·판타지·호러 영화들을 대상으로 했으나 90년대부터는 그 밖의 장르에도 시상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DVD·텔레비전·스트리밍 시리즈(Series: 연속극)에도 시상함}에서 국제 영화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2009년에 열린 제46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진태 역의 진구)을 수상하였고, 최우수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마더 역의 김혜자)·촬영상·음악상 후보에 올랐으며, 같은 해에 열린 제3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8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우수작품상·남우조연상(진태 역의 진구)·조명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010년에 열린 제46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는 영화 부문 작품상, 감독상, 시나리오상, 최우수 연기상 남자(도준 역의 원빈), 최우수 연기상 여자 후보(마더 역의 김혜자)에 올랐습니다.
5. 감상평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국내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과소평가되었다고 느낄 만큼 작품성과 오락성을 균형감 있으면서도 최고조로 구현해 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더”를 보고 있으면 아직도 뒤에 남은 것이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거기서 끝날 것 같은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내용을 다양하고 긴밀하게 만들며, 긴장감을 지속시킵니다.
영화에서 김혜자가 맡은 역할의 이름은 극 중에서 언급되지 않고, 크레디트(Credit)에서는 ’마더‘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고유명사화 하지 않고, 보통명사화 하기 위한 의도라고 여겨집니다. 이처럼 영화는 엄마의 자식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을 주제들 중 하나로 다루고 있습니다. 언제나 감동적인 주제이기는 하지만 내용이나 연기, 연출력의 역량에 따라 상투적이고 신파적일 수 있는 위험도 있기에 다루기에 까다롭고 조심스럽습니다. 그러나 “마더”는 스릴러 장르의 이야기를 통해 거듭되는 예상치 못한 전개로 놀라움을 주면서 관객들을 방심하게 만들어 그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이 주제에 적셔지도록 만듭니다. 또 하나의 주제를 언급한다면 봉준호 감독 영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사회 구조의 모순에 대한 무력감일 것입니다. 영화 후반부에서 마더는 지적 장애인인 종팔이가 범인이 아닌 줄 알면서도 침묵합니다. 이미 그녀와 그녀의 아들이 약자로서 당했던 피해를, 이번에는 그녀가 가족이 없다는 면에서 그들보다 더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종팔이에게 같은 방식으로 가해를 합니다. 상대적 약자로서의 피해자가 상대적 강자로서 가해자가 되는 동기가 앞서 설명한 빗나간 모성애라는 점에서 두 주제는 영화 속에서 연관성을 가집니다.
영화는 도준이가 스스로 여학생을 살해한 것과 마더가 고물상 아저씨를 살해하고 고물상에 불을 지른 것을 정말 모르고 있는 것인지 여부에 대해 열린 결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일 도준이 마더의 살해와 방화를 알고 있다면 모자는 서로의 잘못된 행동을 알고도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죄를 덮어주는 관계가 됩니다. 위험하지만 본능적인 사랑을 이야기 구조 속에 잘 녹여냈다고 생각합니다.
6. 인상 깊었던 장면
영화 초반부, 버스를 기다리며 벽에 소변을 보고 있는 지적 장애가 있는 아들 원빈에게 한약재를 달인 물을 바가지 채로 먹여주던 김혜자가 아들이 버스를 타고 떠나자 그나마 소변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애쓰던 장면.
*해당 글의 대표이미지에 대한 저작권 표시:
“마더” by CJ엔터테인먼트(출처: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47701)반응형'영화 > 영화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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